▲ LS전선이 개발한 초전도케이블 단면 |
국내 민·관기업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된 실증연구단이 이 초전도케이블의 실제 계통적용을 위해 늦어도 2014년까지 용량 154kV, 길이 1km에 달하는 세계 최고·최장 케이블을 제주도 서부지역에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20년간 수십조원의 시장을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는 초전도케이블 산업 선점을 위해 가장 빨리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수출이 가능한 실용화까지 조기 완료하겠다는 의지다.
21일 한국전력과 전기연구원, LS전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들 기업 및 연구기관은 송전급 초전도케이블 첫 계통 적용을 위해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2016년까지 75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통해 154kV급 교류(AC) 초전도케이블과 80kV급 직류(DC) 초전도케이블을 각각 500m, 1km 길이로 실제 계통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한전과 LS전선, LS산전 등은 초전도케이블 상용화 및 기술개발을 위해 154kV 이천변전소에 세계 두번째로 22.9kV급 500m 길이의 초전도케이블을 계통에 연결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전 고창 전력시험센터에서 현존 최대용량인 154kV급 100m 짜리를 설치, 운영중이다.
정규원 한전 개발전략팀 차장은 "AC 154kV 1km급 초전도케이블의 핵심요소 개발은 완료된 상태이며 고창실증시험센터에서 테스트 한 후 2014년까지 제주 실증단지에 설치할 예정"이라며 "DC 80kW급은 80kV HVDC실증사업과 연계해 내년까지 진행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이천변전소에 설치된 초전도케이블 실증 설비 |
아직 일반에 생소한 초전도케이블은 -200℃ 상태에서 전기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초전도현상을 이용해 만든 차세대 케이블로, 전력손실은 최소화 되면서 송전능력은 4~5배 늘어나 154kV나 22.9kV로도 대용량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또 최근처럼 송전선로나 송전탑 건설이 민원으로 어려울 경우나 노후케이블 교체가 필요한 경우 기존 저용량 케이블을 대체함으로써 신규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는 등 사회적·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올해 발표한 10대 미래 유망기술의 하나로 '초전도 송전'을 꼽았고, 미국 학술지 <네이처>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초전도케이블로 스마트그리드 상용화를 이룰 것"이라고 추켜 세우기도 했다.
LS전선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전력손실률은 연간 4~5%,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전기저항이 없은 초전도케이블의 경우 많은 양의 전기를 손실없이 멀리 보낼 수 있어 과밀화된 송·배전용 초고압 케이블 신규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망한 기술이지만 초전도케이블이 기존 케이블을 대체하기까지는 가야할 길은 멀다. 아직 기술개발 초기단계인데다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까다롭고 오랜 기간을 요구하는 산업계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 초전도케이블 중간 접속함 |
우선 초전도케이블은 초전도현상을 유지시키기 위해 특정지점까지 케이블 내부온도를 낮출 부대 냉각장치와 그 기술이 동시에 개발돼야 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초전도케이블이 그 특성을 유지하면서 길이가 1km를 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소 수km는 장선화(長線化) 돼야 실제 계통선으로 역할을 가능하다.
여기에 저항값이 '0'인 초전도송전선이 초전도현상이 상실됐을 때도 기존 계통과 조화를 이루며 안정적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등 산업계의 신뢰성 검증도 넘어야 할 산이다.
조전욱 전기연구원 초전도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모든 전력기기는 신뢰성이 관건이라 상용화되기까지 50년 정도가 걸리기도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분명 초전도케이블 부문에서 세계 선두인 것은 맞지만 이를 산업화하려면 제기된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트랙레코드(운영실적)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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