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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한인형제회

사부님과 함께(명의 편작)

조회 수 24607 추천 수 0 2010.09.14 11:26:28
편작은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중국 선진 시대의 유명한 의사다. 그의 두 형도
모두 의사였는데 삼형제 중 유독 막내인 편작만이 명의로 이름이 나있었다.
어느 날 위나라의 임금이 편작에게 물었다.
"그대 삼 형제 가운데 누가 의술이 가장 뛰어난가?"
"큰 형님의 의술이 가장 훌륭하고 저의 의술이 가장 비천합니다."
당연히 명의로 이름난 자신의 의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대답을 들은 임금이 그 이유가 궁굼해 다시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편작 너의 이름이 백성들 사이에 더 유명하느냐?"
"사람들은 병이 깊은 환자들에게 약을 먹이고 살을 도려내는 수술을 하는 저의 행동을
보고 제가 자신들의 병을 고쳐 주었다고 믿게 되었지요. 그것이 제가 명의로 소문난
이유입니다."
임금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형들은 왜 명의로 소문나지 않는 거냐?"
"둘째 형은 환자의 병세가 미미한 상태에서 병을 알고 치료해 주기 때문에 이런 환자는
둘째 형이 자신의 큰 병을 낫게 해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큰 형님은 상대
방의 얼굴빛을 보고 그에게 장차 병이 있을 것을 짐작하고 병의 원인을 미리 없에 주지요.
그러니까 아파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기 때문에 그들은 큰 형님이 자신의 고통
을 없애 주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제야 임금은 훌륭한 사람이 모두 유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편작의
형들처럼 남들이 알아주는 데 연연해하지 않고 묵묵히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그것을 통해
행복을 얻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월간 '좋은 생각' 1997년 10월호 참조)

완덕을 추구하는 프란치스칸들은 세상의 부와 명예에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니
자신의 업적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감추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사람들의 속을 훤히 꿰뚫어 보신 사부님의 다음과 같은 생각을 우리 마음에 두고두고 간직
해서 하느님께서 가증스럽게 여기시는, 사람들에게 떠받들리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지요.
"성 프란치스코는 인간의 호감에는 영원한 저주로 대했다. 명성의 대가는 양심의 비밀을
흩어 버린다는 것을 알았고, 덕행들을 전혀 지니지 않는 일보다 덕행들을 악용하는 것이
훨씬 더 해롭다는 것을 알았다(2 첼라노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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