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 '옛집'이라는 국수집이 있다. 이 국수집은 식탁이 4개밖에 없는
아주 조촐한 음식점인데 멸치국물을 끓여서 맛있게 만들어 늘 손님이 많았고,
주인 할머니는 좋은 일도 많이 한 분이라고 한다. 이 국수집이 TV에 소개된
적이 있는데 이것을 보고 어떤 사람이 자기가 겪은 일을 담당 PD에게 전화를
하여 다음과 같은 사연이 알려지게 되었다.
"나도 그 할머니 때문에 내 인생이 바뀌었다. 15년 전에 나는 사기를 당해서
재산을 다 잃고 아내까지 집을 나가고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어 진짜 노숙자가
되었다. 배가 너무 고파서 뭐 좀 얻어 먹으려고 음식점에 들어가서 구걸하면
음식점마다 곧바로 쫓겨났다. 그래서 내게 음식을 안 준 음식점들 모두를
휘발유로 불 질러버리겠다는 분노에 가득 차서 머리 속으로는 휘발유만 준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국수집 '옛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돈 얘기는 안 하고 먼저 국수부터 주었다. 하도 배가 고파서
후루룩후루룩 단숨에 먹었는데 할머니가 금새 그릇을 싹 뺏어가더니 또 국수를
가득 담아 가지고 왔다. 다 먹고 나서 눈치를 살피다가 득달같이 튀어 나가
도망쳤다.
할머니가 뒤에서 '그냥 걸어가, 뛰지마, 다쳐!' 라고 큰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바로 뒷골목으로 들어가서 엉엉 목놓아 울고 증오심을 버렸다."
눈물이 핑도는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은 재물을 가장 보장 것 없는 사람과 나누기 위하여 소비를
줄일 것을 회헌 제15조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야겠지요.
그리고 예화에서 보듯이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역시 자비심과 사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