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으로 살 수 없다,
굶주린 사람에게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말은 합당치 않을 뿐 아니라 모욕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그 품위에 맞는 의식주가 보장되어야만 합니다,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빈곤한 상태는 인간을 슬프게 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비참입니다,
인강은 이 바참에서 구제돼야 합니다,
그렇다고 인간 삶의 가치가 개인의 노력, 사회제도, 의식주로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신적, 육체적 양식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보람을 느끼고 자기완성을 이를 수 있습니다, 빵과 더불어 사랑과 진선미[眞善美]도 인간의 양식입니다, 빵을 위해서 사랑과 진선미를
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사랑과 진선미를 위해서 빵을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과 진선미를 위해서 스스로 빵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높은 차원의 인간입니다,
흔하지 않지만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어둠 속의 빛처럼 세상의 등불이 됩니다,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김수환 추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