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slider01 slider02 slider03 slider04
자유게시판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4

조회 수 183 추천 수 0 2010.05.27 06:41:27
지나온 삶을 뒤돌아 보며,,, 4

생모와 만남
같은 신교리인 구먹정이에는 우리 형보다 나이가 한 살 더 많고 나보다는 네 살이 더 많은 아재비가[5촌 당숙]있었는데 그 아재비는 공교롭게도 우리 형제와 비슷하게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작은 할아버지고 아재비에게는 그 아버지는 왜정 때 중국으로 들어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이 전혀 없고 그 어머니는 어린 아들을 홀로 시집 큰집에 버려놓고 재혼을 하여, 오도가도 할 데가 없는 고아가되어 사촌 형님 댁에 언쳐서 사는 신세라 우리 셋이서는 터놓고 말을 하지 않아도 뭔가 서로 통하는 게 있어서 자주만나서 놀기도 하고 친하게 가까이 지내게 되는 사이가 되었다, 내가 전주동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고향 안천에 와서 있을 때 일이다, 우리를 낳아준 생모가 무주군 안성면 어느 마을에서 살고 있는 다는 소문을 듣고, 어머니와 내가 4살 때에 헤어졌기에 얼굴도 전혀 모르긴 하나 어머니를 보고 싶은 간절한 생각에 나는 우리 형과 아재비를 졸라 대어 어느 날 집에는 절대 비밀로 하고 우리 셋이서는 동향면 능길을 지나 걸어서 3시간을 물어물어 안성면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찾아가게 되었다. 마침 우리 누님의 시여동생을 만나 그가 우리를 어머니 집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집 앞에는 좁은 개울물이 졸졸 흐르고 집 뒤에는 커다란 밤나무들이 웅성하게 자라나 먼 거리를 걸어와 피곤한 우리를 반기는 듯하였다. 허름한 초가집에 살고 있는 어머니의 집을 우리가 찾아가니 그때가 마침 점심시간이 가까 워서 어머니라고 생각되는 여인이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고, 좀 높은 마루 위 안방에는 여름이라 문이 활짝 열려 있는데 머리가 하얀 웬 할아버지가 긴 답배 대를 물고 있고, 그 옆에는 어린 꼬마가 누어 잠자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나는 어린 마음에도 순간적으로 어머니가 개가를 하여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은 새로운 남편이고 누어있는 아이는 그들에게서 낳은 아이라는 예감이 들어 왠지 모를 불쾌한 생각이 들이 더 이상 그곳에 머물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역시 뜬금없이 들어 닥친 우리들을 보고 어안아 벙벙해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음식을 장만하다 말고 부엌에서 나온 어머니는 할 말을 잃고 멍하니 한참을 서 있다가 방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고 가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형과 아재비에게 접근하여 옆구리를 찔벅거리며 빨리 이곳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자고 귀속 말로 졸라대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때 왜 그렇게 경솔하게 행동을 했나 하는 후회도 되지만 아무튼 내가 먼저 앞질러 그곳을 뒤로하고 능길쪽을 향하여 줄행랑을 치다보니 나 혼자 가고 있었고 형과 아재비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하는 수 없이 혼자 가던 길을 멈추고 길가 나무 그늘 밑에 않아 한참을 기다리고 있으니 형과 아재비가 느릿느릿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이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입을 꼭 다물고 침묵가운데 점심도 굶고도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오던 길, 논길과 비탈진 산길을 걸어 해가 석양에 질 무렵에 지새 동네에 도착을 하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성이름 날짜 조회 수
공지 자유게시판 안내 국가형제회 2025-04-24 1337
450 두 개의 저울 요한보스코 2010-06-10 183
449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10 요한보스코 2010-06-09 181
448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9 요한보스코 2010-06-07 175
447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8 요한보스코 2010-06-04 176
446 나는 왜 변화가 없을까? 요한보스코 2010-06-02 173
445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7 요한보스코 2010-06-01 186
444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6 요한보스코 2010-05-30 194
443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5 요한보스코 2010-05-28 180
»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4 요한보스코 2010-05-27 183
441 말 한마디가 요한보스코 2010-05-27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