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물 [수도자를 위한 노래]
바람 한점 없는 뙤약볕에도
수도자는 말없이 걸어가야 합니다,
그의 서글픈 무지와 사랑의 부족으로
남이 외면한다 해도
수도자는 기도하며 하늘을 우러르며
땅위의 먼지와 돌과 풀을 바라보며
조용히 걸어가야 합니다,
가는 길에 조그만 샘이 있어
두 손으로 떠올린 물로 목을 축일 때
외로움을 느끼며 사랑을 다짐합니다,
날아가는 새에게 공손히 인사합니다,
굶부림을 참을 수 있고
피곤한 몸을 슬퍼하지 않을 수 있음은
자신의 가슴 속에
오직 하느님이 있기 때문입니다,
길잡이에서 최병우시인
"봄물"은 봄이 되어 얼음이나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을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