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은 방랑자 [마태오 6.19]
재물아란 잠시도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끊임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방랑자,
그것은 재물의 천성이 변덕스런 탓이겠는가?
오로지 한 주인만 섬길 줄도 모르기 때문인가?
오히려 만족을 모르는 사람의 손아귀에 든 재물은
그가 더 값진, 더 많은 재물을 날마다 노리면서
자신을 푸대접하거나 처박아두기만 할까?
불안에 못 견딘 나머지 달아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무수한 사람이 노골적으로 던지는 추파를
재물인들 어찌 마다할 수가 있단 말인가?
재물에게 지조를 지키라고 요구하려는가?
자기도 모르게 고이는 샘물 같은 것이 욕심이라 해도
절제와 자족을 지켜야 비로소 사람다운 사람인데,
자기 분수도 모르는 주제에 감히 재물에게 열녀가 되라고
오로지 자기만을 섬기라고 요구하나단 말인가?
곳간을 재물로 가득 채우고 나서
자신이 재물의 주인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그보다 더 어리석을 수가 있단 말인가?
바람 난 여자를 거느리고 사는 남편이
빈 집의 주인에 불과한 것처럼
그는 재물이 아니라 곳간의 주인일 따름
도둑이나 그보다 더 강한 자가 나타나
모두 채어가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닌가?
길들일 수 없는 야생마를 애마라 부르지 마라,
영원한 방랑자에게는 정을 주지 마라,
재산에 한번 마음이 뺏기면
재산은 물론 목숨마저 잃어버리고 만다,
아니,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하나밖에 없는
영혼마저 욕망의 암세포에 모조리 먹혀버리고 만다,
재물은 누구나 노리는 썩은 고기 덩어리
그것을 삼키면 마음도 영혼도 썩기 때문이다,
시로 읽는 복음서
사람의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