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효력



* 말은 에너지

활동의 근원으로서 몸 안에 간직하고 있는 힘 또는 원기[元氣]나 정력도 에너지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의 말도 에너지입니다, 권력자의 명령은 수하 사람들을 강제로라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무엄하게도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여 복을 내려주시도록 간절한 기도를 바치는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격려나 위로 또는 칭찬하는 말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자발적으로 선행을 하도록 유도하는 힘이 있습니다, '좋은 옷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좋은 말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는 중국 속담이 있습니다, 진리와 진실은 감화력이 있어서 듣는 이의 마음에 평생 지속되는 교훈을 납깁니다,



남의 일을 나쁘게 말하거나 남이 잘 되지 못하도록 저주하는 악담 또는 남을 헐뜯는 험담 또는 항상 남의 흠을 들추어내어 퍼트리거나 욕을 잘하는 험구[險口]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증오로 불타오르게 하여 앙심을 품고 앙갚음을 하도록 유인하는 힘이 있습니다, 조상이 억울하게 당한 저주 때문에 수천 년 동안 대대손손이 철천지원수로 지내는 민족들도 있습니다,

'말은 칼보다 더 큰 상처를 낸다,'는 영국 속담도 있고, '칼의 상처는 아물어도 말의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는 몽골 속담도 있습니다, 말이 씨가 되어 좋은 열매를 맺기도 하고, 나쁜 열매를 맺기도 합니다, 그런즉 사람의 말도 일종의 에너지입니다,



* 말의 영속성

말은 발설하는 순간 사라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반면에 비석에 새겨진 글은 몇 천 년이 지나도 영구 보존됩니다, 그래서 글을 쓸 때에는 심사숙고하는 사람이라도 말을 할 때에는 대수롭지 않게 함부로 발설하기 예사입니다, 그리고 대체로 자기가 오전에 한 말을 그날 저녁에 정확히 기억해 내지 못합니다, 간혹 깊히 생각한 끝에 공식석상에서 발표한 말이라도 1년 후 또는 10년 후까지 기억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실상 말은 살아 있는 생명처럼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축복이나 저주의 말을 듣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마음속에 깊이 새겨집니다, 그래서 평생 지워지지 않는 그 말은 그가 죽을 때에 그의 자손들의 마음속에 녹음까지 될 수도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손자 야솝은 BC 16세기에 그의 열두 아들들에게 각각 미래를 예언하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 유언은 대대손손에게 말로 전승 되다가 BC 10세기 이후에 편찬된 성경 창세게에 기록되어 지금도, 세상 마칠 때까지 영속되고 있습니다,



정진석[리콜라오]추기경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