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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어느 낚시꾼

조회 수 622 추천 수 0 2010.01.29 19:36:00





어느 낚시꾼의 이야기



오랜 기간 동안 낚시를 했단다. 민물 낚시도 했고 바다 낚시도 했단다.

그러기를 어언 20년, 이제는 자신에게 맞는 계곡 낚시를 한단다.

우리나라 산천 계곡이 너무 아름다워서 산 속 아름다움 속에서 낚시를 한단다.



이십 년이 넘게 낚시를 했기에 그의 낚시 솜씨는 보통이 아니었다.
무릎 정도 올라오는 물 깊이에서 우리는 손가락만한 피라미 종류의 물고기를 잡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인데,

그가 잡는 물고기는 오십 센티미터가 넘는 산천어와 열목어를 잡는다고 한다.



낚시 밥으로는 떡밥을 쓰지않고, 가짜 미끼를 자신이 손수 만들어서 잡는다고 한다.

개울가 바위 밑에 서식하는 벌레들의 모양을 본 따서 만든 미끼를 살아있는 것처럼 만들어서

고기를 잡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가 하는 말



"난 한번도 내가 잡은 물고기를 집으로 가져 온 적이 없다.

물고기 맛이 어떤지도 모른다.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기에..."



그 럼 고기를 잡아서 무엇하느냐고 물었다.



"Catch and Release!"



아름다운 계곡에서 자연을 감상하며 고기를 잡게 되면, 계곡에서 잡은 고기는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도저히 집으로 가져 올 수 가 없단다.

아름다운 물고기를 바라보면, 잡은 물고기의 아름답고 슬픈 눈빛을 바라보면서

둘 만이 아는 대화를 나눈 후,

기념 사진을 찍고, 낚시바늘을 살며시 빼어 주고는 다시 물속에 넣어 준단다.



또한 고기를 잡을 때 쓰는 뜰채도 매우 곱고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어

고기를 뜰 때 물고기 피부가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한단다.



아름다운 물고기의 모습에 반하여 한참을 바라보고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의 이야기를 속삭이다가

다시금 놓아주는 그의 모습 속에서..,

아름다운 계곡 속에서 자연을 감상하며 자연과 하나되어 한 점으로 있고 싶다는 그의 말 속에서..,

왠지 모르는 승화된 낚시꾼의 모습과 함께 수도승의 마음을 난 읽었다..,



낚시를 위해 낚시를 가는 것이 아니고 자연과 함께 물고기와 함께 하나가 되어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싶다는 그의 모습은 어느 새 피조물을 사랑하고 물고기와 대화를

나누는 어느 옛 성인의 모습으로 보인다.



이제는 낚시보다는 산과 계곡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한 달에 한번은

낚시를 하지 않고 쓰레기를 주우러 산과 계곡을 찾는다는 그의 모습은,

내가 애써 찾으려 했던 옛 성인의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꿰뚫고 있는 듯이 보였다..



나도 어느새 바라고 있었다. 자연 속에 한 점이 되고 싶다고.

아름다운 계곡 속에서 나무와 태양과 시원한 바람과 이름모를 꽃과 풀들과

마주 하면서 낚시꾼처럼 아니 옛 성인들처럼

물고기와 나만의 대화, 피조물과 나만의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창조주의 손길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산과 계곡과 물가에서

자연과 동화되어 한 점이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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