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숭이 갓 쓴 꼴
인간을 판단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행동을 보고 판단하느냐, 말만 듣고 판단하느냐,
또는 그릇의 크기를 보고 판단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크게 달라지곤 합니다.
한나라의 유방과 초나라의 항우를 비교할 때는
바로 그 그릇의 차이로 비교하곤 합니다.
이 두사람이 진나라의 도읍에 입성해서 취한 행동이 판이하게 달라서
그 행동만 보아도 이미 장래가 결정되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유방은 아방궁을 비롯한 막대한 재산을 그대로 살렸는데,
뒤에 도착한 항우는 그 곳을 모조리 불태워 버렸던 것입니다.
항우의 부하들은 이 곳을 도읍으로 하여 천하를 도모하자고 합니다.
"이 곳은 산과 강이 험하여 사방을 막고 있고,
땅이 기름짐으로 여기를 도읍으로 삼으면
천하의 패자(覇者)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우는 부하들의 말을 일축해 버리고
재물과 궁녀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가려 합니다.
그러자 한생(韓生)이라는 부하가
"초나라 사람은 원숭이가 갓을 쓴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그대로구나." 하고 한탄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항우는 그 부하를 끓는 물에 넣어서 처형해 버렸습니다.
이런 사람 밑에는 아무리 훌륭한 부하도 소용이 없습니다.
항우 고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참모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다가
스스로 패망의 길을 선택했던 반면,
유방은 쟁쟁한 참모를 잘 거느려
천하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유 있고 포용력 있는 생활태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합창 : 큰 그릇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