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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추기경님 간병일기 중에서

조회 수 318 추천 수 0 2009.02.26 08:58:07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고통인가? - 2008년 10월 4일


오늘 아침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갑자기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습니다.
호흡곤란으로 거의 질식사하실 뻔 하셨답니다.
하루 종일 깨어나지 못하셨습니다.
종점을 향해 달리는 낡은 기관차처럼 거칠게, 힘겹게 숨을 몰아쉬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마지막 인사들을 하셨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추기경님 곁을 지켰습니다.
닳고 닳은 추기경님의 성무일도는 프란치스코 성인 축일이 펴져 있었습니다.
아, 오늘이 마지막인가?


밤 11시 30분경 추기경님이 눈을 뜨셨습니다.
“아야, 아야!” 온몸이 아프다고 호소하셨습니다.
고통을 호소하는 그 ‘아야, 아야’ 소리가 얼마나 반가운지요...



2008년 10월 5일


평화로운 주일 오후입니다. 추기경님은 주무시고 계십니다.
오전에는 깨어 계시면서 많은 말씀을 하셨답니다.
인터넷에 당신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뭐 있느냐 하시며 농담도 하셨답니다.


추기경님의 주무시는 모습은 안쓰럽습니다.
양손을 꼭 쥐고 가위눌리어 몸부림치는 양 괴로운 모습으로 주무십니다.
얼굴은 찡그리시고, 무호흡 증상이 있으셔서 숨을 어렵게 몰아쉬십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고통을 받아 안고 남몰래 힘들어하는 선왕의 고독한 침상입니다.


깨어나셔서 화장실에 모시고 갔습니다. 배를 주물러드렸지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추기경님은 배변이야말로 주님의 은총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배변의 영성입니다.
면도를 해드렸습니다.
지난번에는 발톱이 다시 자라는 시간을 허락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했지만
이번에는 수염을 다시 깎아드릴 수 있는 시간을 청했습니다. 초읽기에 몰리는 기분입니다.


추기경님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힘들어도 일일이 강복을 내려주셨습니다.
공연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게 했다고 미안해 하셨습니다.
급박하고 어려운 중에도 타인의 사정을 먼저 생각하시는 그 모습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겠지요.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추기경님.


주님, 우리 추기경님 조금 덜 힘들게 데려가시면 안 될까요?
우리와 이 사회의 허물을 그분의 마지막 고통으로 용서하시려고 그러시나요?

스테파노

2009.02.26 19:20:42
*.105.5.253

"추기경님께는 고통을 드리지 않으면 안되었나요?"

하지만 추기경님께서도 간병일기에서 처럼 여느 사람들과 똑같은
고통을 당하시면서 돌아가셨습니다.

언젠가 읽었던 "고통은 왜?" 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상에서 고통을 당하셨지요.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습니다.
"고통은 왜?"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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