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다.
출장을 겸해 여행 스케쥴을 짜느라 고생을 했다.
내가 해야 할 일들도 있고 여행도 하고 싶고
두가지를 다 하자니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학1년생인 큰 딸아이가 아빠를 따라
유럽 여행을 하고 싶단다.
여차 저차해서
무조건 비행기에 올랐다.
우선 목적지는 암스텔담을 거쳐 벨기에 브뤼셀로 잡았다.
아는 친구를 통해 민박을 예약하고
비행기로 가려고 했으나,
딸 아이와 암스테르담 면세점을 기웃거리다가
비행기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멀고먼 여객청사 안을
열심히 달렸건만 비행기는 이미 출발한 후였다.
다음 비행기 시간 까지는 6시간
길고 긴 시간 기다릴 수 없어
바로 아래층에 있는 기차역에서
차표를 끊고
차장 밖으로 바라보는
네델란드와 벨기에의 가을 들판을 감상했다.
오히려 비행기를 놓친 것이 더 좋은 것 같았다.
한국인 아줌마가 하는 민박에서 숙박을 하고 난후
가톨릭 성지인 바느라는 곳으로 기차를 타고 간다.
조그만 여자 어린이 12세 에게 나타나신 성모 마리아께서는
나는 가난한 자들의 동정녀란다...라는 메시지를 남겨 주셨단다.
한국인 수녀 한분이 그곳에 41년 동안이나 머무시면서
성당의 여러가지 일을 도와주고 계셨다.
한평생 누가 알아주지도 않은 일을 먼 타국에 까지 와서
신의 일을 하시는 수녀님을 만나뵈니 너무나 반가웠다.
손은 동상에 걸려서 얼음처럼 차고 다 부르텄지만
할일이 많아 항상 바쁘다고 하시면서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 주셨다.
성모 발현을 보았던 마리에트라는 소녀는 지금은 거의 86세
이시라 몸이 불편하셔서 성당에는 나오지 않으시고
방에서 기도만 하고 계시단다.
발현하신 곳에는 조그만 샘물이 있는데
거기서 샘물을 받아
조그만 물병에 담아 가지고
여행 가방에 넣었다.
처음 방문한 곳이지만 우연히
버스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 한분이
어찌나 친절하게 우리들에게 설명을 해 주시는지
영어도 아닌 불어로 설명을 해 주시는데
그래도 표정만 가지고도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그 아주머니는 그 동네에서 차로 40 분 걸리는
조그만 마을에 사시는데 미사에 참석하러
그 곳에 오신단다.
돌아오는 길에 같은 버스로 돌아오면서
헤어질때는 유럽식 스타일의
작별 인사를 일부러 찾아와서 나눈다.
나는 차에 내려서
한참을 손을 흔들었다.
물론 그 아주머니께서도 나와 딸 아이를 위해서
멀어져 가는 버스 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고 계셨다..
은총의 하루였다.
새롭게 삶을 시작해야 겠다........................
기도하라'는 것이라고 한국인 젬마 수녀님께서 요약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