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임/이찬근.
또 다른 나의 힘들었던
아상(我相)의 고집들을 벗어 놓고
마치 이방인 처럼 곤두 세웠던
나의 모순들을 잠시 접고...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한잔의 진한 커피를 마주하고 있다.
필경 아무것도 느낄수 없는 무(無) 의미한
삶의 여정이었을 지라도 낮동안 스처왔던
자연의 속삭임 들은 기억할 수 있다.
바람, 구름, 잿빛 하늘, 그리고 내리는 비...
내 마음이 허공을 맴돌때
잠시 나를 잊어 버렸을 때
오늘 종일토록 내곁에서
나를 바라봤던 자연을 만나고 있다.
구름은 모였다 흣어짐에 걸림이 없고
바람은 형상을 버려 참 자유로웠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묻는다.
어느날 ~
언젠가 나도 구름이나 바람처럼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고?.
아직도 창밖에는 비만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