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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시청 앞 촛불 집회에서

조회 수 1338 추천 수 0 2008.06.03 23:15:34




































 




      촛불집회에 가자는 교우의 말에 선뜻 동의해버린 것은 여전히 뒤에서
      말만 하는 부끄러운 나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광화문은 광기어린 전경들로 대로를 가르는 바리케이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수녀님들과 만나기로 한 시청 앞까지 걷기로 하고 지하보도를 내려가자
      60대로 보이는 세 명의 남자가 외치는 "이명박을 물러가라"는 구호 소리에 뒤를 돌아보게 했다.
      무엇이 저들로 하여금 이곳으로 몰려오게 만들었을까?
      순간 동병상련의 진한 정이 물컥 올라왔다.
      시청 앞은 어둠이 시작된 광장을 빛을 밝히는 촛불로 타고 있었고
      어깨를 마주하며"민주시민!" 다 함께해요.~복창하며 걷고있는 10대를 비롯해서
      유모차를 끌고온 주부들과 선량한 시민들로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2번출구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촛불을 밝히고 그빛에 의지하며 묵묵히 책을 읽고있는
      한 수녀님을보자 그동안 내키지 않았던 발길에 잘 왔다는 생각이 스스로를 격려 하게 했다.
      [미친소! 미친교육! 대운화강행!건강보험 민영화!물!전기!가스!민영화반대] 피켓을 들고있는
      수녀님이 내게 건내주자 나는 벌 서는 아이처럼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한때 이나라가 싫어 이민가야 한다는 말들이 나돈적이 있었지만
      다시 그말이 난무하는 이 나라를 나는 이렇게 해서라도 지킬 수 있다면
      밤새 그 현장에서 그렇게라도 손을 들고 있고 싶었다.

      얼마 전 기록공부로 민주화기념관을 가게 되었다.
      2001년 여야 합의로 발족한 기념관임에도 민주화의 물꼬를 턴 6월 항쟁의 정신을
      유산으로 물려줄 기념관이 정동 배제 빌딩에 임대해 있는 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지만
      이 정부들어 그나마 예산이 50%삭감되어 기록보관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듣고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뒤늦게 알고보니 유신 때 민주화투쟁을 했던
      함세웅신부님이 이사장으로 있었다.


      아직도 촛불집회를 빨갱이니 좌파니 괴담으로 몰아 가려는 지배 세력의 정치적 횡포는
      우리국민들과 후손들에게 고비마다 커다란 고통으로 이어질거라는 생각이
      슬프게 느껴졌다.

      지난 여름학기에 고려대가 하계강좌에서 재외동포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국의 한교수에게 한국의 근 현대사 강의를 맡겼다.
      그 교수는 인터넷자료 등 철저히 준비를 했는데 "김구는 테러리스트다."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사에 대해 알고 있는 극히 일부의 학생이 항의를 했지만 요지부동이었고
      상당수 재외동포 학생들은 별 이의조차 없었다고 한다.
      물론 고려대도 이후 어떤 조치도 없었다.
      진실이 은페되어 역사가 정의앞에 무색하고 있는 현실이다.


      "10대가 지핀촛불 20대가 지켜주마" 대학생들의 피켓을 따라
      시청앞에서 신세계을 지나 안국동과 청화대 진입을 하기위해 우리는 계속 걷고 있었다.
      " 우리 이러다 잡혀가는거 아니예요?" 막상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왔지만
      수녀님은 걱정스런 눈빛이었다.
      "동포여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6월 항쟁에서 외치고 죽어갔던
      서강대학생 김의기의 혼이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역사가 개인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더많이 직시할 때 민주주의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생활과 정치속에서 구현될 것이다.

      "하느님을 경외한다고 하면서 사람을 진정으로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직 하느님을 잘못 경외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느님을 경외한다고 하면서 자연을 파괴 한다면
      그는 아직 하느님을 잘못 경외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어떤 신부님의 말씀이 떠오르기도 했다.

      미가서6:8절에서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정의를 실천하는 일,
      기꺼이 은덕에 보답하는 일,
      조심스레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일,
      그의 이름을 어려워하는 자에게 앞길이 열린다는 말을 이정부에게 들려주고싶다.

















그레고리오

2008.06.09 13:23:18
*.35.136.12

옳으신 말씀 입니다.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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