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토론-Ⅱ주제에 대해>
지역갈등의 극복과 화합에 대한 토론
조 종 현(조선대 법과대학 교수)
천주교 광주대교구 평신도사도직 협의회장
Ⅰ. 지역갈등의 극복
1. 민족화합의 우선문제
민족의 화합을 위한 남북대화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남한의 지역갈등을 덮어둔 채 민족이 하나로 화합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만일
남한에 지역갈등이 있다면 민족의 화합에 앞서 해결하여야 할 과제인 것이다. 우선 민족
이 화합하자는 주장에 박수를 보내지만 남한의 지역갈등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민
족의 화합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역갈등은 민족의 화합에 앞서 극복되어야
한다.
2. 남북통일의 우선문제
지역의 화합은 남북통일을 위하여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더구나 지역갈등이 남북
통일의 걸림돌이 되고 통일 후에도 지역갈등으로 많은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러한 통일 역
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지역의 화합은 통일 이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
다. 우리는 한 민족이기에 통일을 하고자 하면서 왜 지역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는지 깊이
반성하여야 할 것이다.
3. 원인치유의 우선문제
지역갈등의 극복은 원인을 찾아서 정확히 규명하고 그 원인을 치유하여야 한다. 그렇
지 않고는 지역갈등은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민족화해와 동서화합을 주제로 세
미나를 개최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먼저 바쁘신 데도 지역갈등을 극
복하기 위하여 소중한 논문을 발표하여 주신 양승규 교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
울러 본 논문에 대한 논점을 살펴보고 몇 가지의 소견을 말씀드리고 토론에 임하고자 합
니다.
Ⅱ. 논점의 요약
1. 문제의 제기
남북분단의 상황을 이용한 군사정권이 장기집권하면서 지역패권주의가 자리잡고 호남
출신을 차별하여 지역감정으로 번져 오늘 우리가 극복해야 할 지역갈등으로 심화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의 문을 열고 분단의 아픔을 딛고 지역갈등을 극복하고 우리나라의 공
동체를 건전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할 때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우리의 모습은
아름답게 드러날 것이다.
2. 지역갈등의 원인
지역갈등의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영남과 호남 사이에
신라와 백제의 영토확장으로 발생한 적대감이나 풍수지리설 등에 의한 편견의식 등이 있
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국민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나 지역갈등의 원인
으로 표면화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해방 후 공화당정권 초기까지 지역을 초월
하여 정치활동을 하였던 정치인들을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오늘의 지역갈등은 영남군부의 장기집권으로 형성된 지역패권주의를 들고 있다. 특히
80년 5. 18의 광주만행을 저지르고 들어선 신군부가 지역갈등을 부채질하였고 야합정치
로 탄생한 김영삼의 문민정부는 물론 개혁을 표방한 김대중의 국민정부 마저 인사편중과
자식들의 비리에 연루되어 지역갈등을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통령선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최근(02. 6.-8)에 실시된 선거에서
특정정당이 모두 당선되어 지역주의로 나타나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 몫
만을 챙기면 된다는 정치인과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으로 투표를 한 국민이 함께 만
들어 낸 지역주의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지역갈등의 극복
지역패권주의는 정치인들의 권력욕과 출세욕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형성되어 지역갈등
을 심화하고 있다. 그리하여 정치현상은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극한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지역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몇 가지의 해소방
안을 살펴보기로 한다.
㈀ 공동선의 실현 : 영호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갈등의 문제는 정치인들의 지역패권주
의에서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서 영호남의 지역갈등의 해소는 정치권에서 먼저 그 동안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하는 자세를 보이고 이를 실천하여야 한다.
첫째 정치공동체는 정의를 추구하고, 공정한 법집행으로 공동선을 실현하는데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정당 또는 정치인들은 입으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자신을 희생하여 국가공동체의 공동선을 실현하여야 한다.
둘째 지역갈등의 책임소재를 명백히 하여 책임자의 속죄와 이를 용서하는 자세를 갖추
고,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이용하려는 자는 그가 누구이든 철저히 응징하여야 한다. "욕심
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가져온다."(야고 1, 15)는 경구를 깊이 새기
도록 하여야 한다.
㈁ 역지사지(易地思之) : 영남이든 호남이든 그릇된 정치권력에 의하여 저질러진 잘
못을 우리 모두가 속죄하고, 서로 입장을 바꿔 지역감정을 풀고 함께 하여야 한다. 우리
는 하나의 민족이고,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여러분은 모두 한 마음을 품고
서로 동정하고 형제처럼 사랑하며 자비심을 가지고 겸손한 사람들이 되십시오. 악을 악으
로 갚거나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축복해 주십시오."(I 베드로 3. 8-9)라고 하신
베드로 사도의 말씀을 새겨야 할 것이다.
지역감정은 살펴 본 바와 같이 그릇된 정치권력의 싸움에서 온 것이고, 유권자들이 이
를 깨지 않으면 안 된다. "여러분이 배운 교훈과는 달리 남들을 분열시키고 죄짓게 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멀리 하시기 바랍니다."(로마 16, 17)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
하여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 지역간의 교류협력 :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분산시켜 지방정
부가 지역특성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복리를 증진할 수 있다. 또한 중앙정부는 지역간
의 교류와 협력을 조정하여 국가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는 지역
편차를 줄이고 지역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 역시 애향심을 빙자한 지역
이기주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서로 이해하고 아픔을 함께 하고자
할 때에 한 핏줄 한 형제임을 자각하고 지역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 교회의 역할 : 교회는 각 분야에서 복음의 빛으로 정의를 선포하고 정치질서에 대
해서도 윤리적 판단을 내려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교회는 불의와 부정을 지적하면서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였다. 또한 정치인들은 상당수가 그리스도인이면서 화합
의 정치를 펴지 못하고 지역정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스도인은 지역정서에 얽매여 동서화합에 앞장서지 못하였음을 깊이 뉘우치고 교회
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여야 하고 지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신앙인
의 올바른 자세를 일깨워 주어야 할 것이다.
4. 맺는 말
지역갈등은 국가발전을 저해하고 국민의 화합을 깨는 요인으로 반드시 극복하여야 한
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은 이를 교묘히 이용하는 정치권과 이에 편승한 언론의 보도에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모든 책임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
다.
영호남의 지역갈등을 그대로 놓아두고는 남북의 문제를 풀 수도 없다. 세계를 향한 우
리 민족의 긍지를 살리기 위해서도 지역정서에 매달리고 있는 정치인을 부끄럽게 만들어
야 한다. 이는 언론을 비롯하여 유권자들이 각성하고 이에 대응할 때 그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특히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와 신자들이 먼저 지역갈등을 극복하고자 기도와 희생을 바
치고, 이를 실천하는데 앞장서게 되면 망국적인 지역감정은 사라질 것으로 믿고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지금까지 논점을 요약하여 보았으나 혹시 잘못 이해한 점이 있다면 널리 양해하여 주
시기를 바라며 몇 가지의 소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Ⅲ. 논문에 대한 소견
1. 지역감정
㈀ 지역감정의 정의 : 지역감정이란 특정지역의 다수주민이 타지역의 다수주민에게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따라서 특정지역의 일부주민이 타지역의 다수주민에게 느끼는 감
정이나 특정지역의 다수주민이 타지역의 일부주민에게 느끼는 감정은 지역감정이 아니다.
더구나 특정지역의 다수주민이 타지역의 정치인에게 느끼는 감정이나 특정지역의 정치인
이 타지역의 일부주민에게 느끼는 감정은 지역감정이 아니다.
㈁ 지역감정의 유형 : 지역감정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가지의 요인에 의
하여 발생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감정은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감정이 있을 수 있고 국
가와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장애가 되는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 지역갈등을 일으키는 지역
감정은 부정적인 지역감정이다. 또한 부정적인 지역감정은 적대감, 불신감, 피해의식, 우
월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면 이러한 부정적인 지역감정이 과거에 현실적으로 존재
하였고 현재 존재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2. 부정적 지역감정
㈀ 과거의 지역감정 : 과거에 지역감정은 과연 존재하였는가? 학자들은 영호남의 지
역감정으로 신라와 백제의 영토확장으로 발생한 적대감과 불의에 저항하였던 정여립난과
동학란 그리고 풍수지리설 등으로 생겨난 저항지역이라는 불신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영
토확장으로 발생한 적대감은 역사적인 사실에 불과한 것으로 현재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
고 불의에 대한 저항은 현재까지 영호남 어디에서도 발생하였던 현상으로 이러한 불신감
역시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남북통일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남북통일을 하자는 이 마당에 이와
같은 적대감이란 있을 수 없고 불신감을 가지고 하나로 통일을 하자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 영호남의 다수주민 간에 이러한 적대감이나 불신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
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불신감은 정치인들이 그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 현재의 지역감정 : 현재에 지역감정은 과연 존재하는가? 이 문제는 사실적으로 살
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호남지역은 군사정부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군
사정부가 지역개발이나 인사정책에서 호남을 소외하여 인적 물적 피해를 입었다고 의식하
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5.18의 광주만행을 저질러 피해의식은 더욱 증폭되었다.
그러면 이러한 피해의식이 지역감정인가? 그것은 군사정부의 지역개발이나 인사정책
또 5.18만행을 저지른 군사정부에 대한 감정이지 엄격한 의미에서 지역감정은 아닐 것이
다. 군사정부의 지도자들과 지역이 동일하므로 반사적으로 표현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정치인들이 정략적 이익을 위하여 선거 때마다 이러한 도식적 표현을 하고 있으나 삼가하
여야 할 것이다.
5.18 당시 광주에는 영남 군인들이 호남 사람을 다 죽인다는 유언비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또 현실적으로 무차별 살상이 있었다. 또한 국민들은 보도가 폐쇄된 상태에서
군부의 발표대로 호남 사람들을 폭도로 오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주교회의에서도
5.18에 대하여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을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호남인은 영남을 미워한 적이 없다. 그래서 5.18만행을 규명하고 5.18만행을 일으킨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주장하였지 영남을 배척한 적이 없다. 그것은 일부 군인들이 저지른
만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현재 영남지역의 지역감정은 과연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후 인사편중에 불만이 있고 불이익을 받는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
나 이것은 국민의 정부가 당초의 개혁을 포기하고 인사편중이나 가신정치에 의존하는데
대한 국민의 질타일 것이다. 국민의 정부가 개혁에 착수할 때 우리 모두가 박수를 보내고
격려한 것을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결국 영남지역의 피해의식은 집권정부가 국토개발과 인사정책 그리고 부정과 부패에
대한 감정이지 지역감정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3. 지역패권주의
㈀ 지역패권주의의 정의 : 특정지역의 다수주민이 계속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려는 이
론이나 주장을 지역패권주의라 한다. 따라서 지역패권이란 특정지역이 계속적인 권력의
행사를 말한다. 그렇다면 군사정부가 영남지역의 다수주민이 계속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려
는 이론이나 주장으로 성립한 정권인가? 또는 영남지역의 다수주민이 우월감에서 계속적
으로 권력을 행사하기 위하여 성립한 정권인가? 이것은 해방 후 우리의 헌정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헌정사의 지역패권 : 우리의 헌정사를 엄격하게 검토하여 보면 자유당과 공화당은
개헌을 통하여 정권을 연장하였다. 그리고 신군부가 계속집권을 위하여 총통제나 이원집
정제의 도입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4.19와 부마
사태 또 6.10항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물론 독재정권이나 부정과 부패정권의 연장에 대한 항쟁이었으나 이것은 국민의 소리
였고 권리의 행사였다. 그러면 이러한 시도를 지역패권주의라고 할 수 있는가? 이것은 정
치인이 정권연장을 위한 것이지 지역패권주의를 위한 시도는 아닐 것이다. 영남지역의 다
수주민이 군사정부의 계속집권으로 많은 혜택을 받았으나 지역패권주의를 시도한 적은 없
다고 본다.
4. 선거결과의 동서분열
㈀ 이기심과 무관심 : 우리는 작금의 선거양상을 보면서 지역감정이나 지역패권주의
로 나타나는 결과가 아닌가하고 염려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 분명 예전과는 다른 선거의
결과를 보게 된다. 선거의 결과가 극명하게 동서로 분열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
한 현상은 지역감정이나 지역패권주의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기득권 층이 현재까지 누려
왔던 이익을 침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이기심으로 나타난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
정과 비리가 터져 나와 국민이 실망하고 누가 당선되어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서 일 것이
다. 또한 정치의 무관심에서 투표를 포기하여 버리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저조하여 극히
소수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과도기적 현상 : 선거의 결과는 지역감정과 지역패권주의에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
라 과도기적 현상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는 진정한 선거를 통하여 교체된 정권이 얼마
나 되는가? 진정한 선거를 통하여 정권이 교체되고 선거를 통하여 동서로 분열된 결과가
국가의 장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어떠한 지도자를 선출하여야 하는지 국민은 스스
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은 시정될 것이다.
㈂ 선거제도의 문제점 : 선거의 결과가 동서로 분열되는 것은 선거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특히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국회의원을 1선거구에서
1인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도는 많은 문제점를 안고 있다.
첫째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도는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지 않았던 국민의 대
표를 선출하던 제도이다. 그리고 소선거구제도는 국민의 정서로 보아 지연, 인연, 학연,
금권선거로 전락하여 버린다. 따라서 참신한 후보 보다는 역시 지역의 연고가 많은 후보
가 당선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선거의 결과는 동서로 분열되는 것이다.
둘째 지방자치의 장과 의원후보는 국회의원이 공천 또는 내천을 하여 선출한다. 그리
고 국회의원은 지방자치의 장과 의원을 자신의 선거에 이용하여 당선되는 결과를 가져온
다. 결과적으로 지방자치를 위하여 일하여야 할 지방자치의 장과 의원은 국회의원에 조정
되어 지역의 발전을 해치게 된다.
㈃ 중선거구제의 법제화 : 국회의원은 중선거구제도로 선출하여야 한다. 지방자치의
장과 의원은 지역의 발전을 위하고 지역을 대표하므로 소선거구제도로 선출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국가의 정책을 심의하고 국가를 대표하므로 지역대표와 같이 소선거구
제도로 선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훌륭한 사람을 선출하기 위하여
1선거구에서 2-3인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도로 전환하여야 한다. 중선거구제도는 지방자
치가 시행되기 이전 유신시절에 정권의 연장을 위하여 실시하였다. 이재 한국은 민주화가
되었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었다. 그러므로 중선거구제도가 정권을 연장하는 도구가 될
수 없고 민주화에 역행할 수 없다. 중선거구제도는 어느 당이 집권하든지 정치적 안정과
동서의 분열을 막는 제도로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 동서분열의 문제점 : 지금과 같이 선거의 결과가 동서의 지역 당으로 분열되면 첫
째 소모적인 정쟁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둘째 국가의 균형발전을 저해하며 셋째 국가의 안
녕질서를 해치고 넷째 국민을 불안하게 하며 다섯째 남북통일의 장애가 된다고 할 것이
다. 따라서 정치권은 정쟁을 중단하고 중선거구제를 도입하여 동서분열로 발생하는 문제
를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5. 지역갈등의 원인
㈀ 지금까지 검토하여 본 바에 의하면 지역감정이나 지역패권주의에 의하여 지역갈등
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당력을 확장하고 자신의 당선을 위하여 지역갈등이 존
재한 것처럼 부추겼고 불합리한 선거제도와 국민의 무관심으로 동서분열의 선거양상이 나
타난 것이다. 따라서 국민은 이러한 정치권의 책략에 넘어가서는 안되고 오히려 철저히
배격하여 정치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 더구나 최근에는 정도를 가야 할 언론사들마져 세무사찰을 받은 후 반성을 하기는
커녕 이성을 잃고 이러한 현상을 지역감정에 의한 지역갈등으로 몰고 가는 작태는 한심하
기 이를 데 없다. 이러한 정치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언론 역시
존재하지 않는 지역갈등을 조장하여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과거 독재정권에 항거하던 필설은 어디로 갖는지 구성원들마져 우리를 실망하게 한다.
Ⅳ. 국민 화합의 대책
선거 때마다 존재하지도 않는 지역감정을 부추겨 당리당락에 이용하는 정치인은 국민
화합을 위하여 정치권을 떠나게 하여야 한다. 지역감정이나 지역갈등을 조장한 정치권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국민이 먼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대책을 강구하여
야 한다. 그 대책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해 볼 수 있다.
1. 홍보와 교육
먼저 지역감정이나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권에 현혹되지 말고 유권자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교육하고 홍보하여야 할 것이다. 국가나 민간단체의
교육기관을 통하여 지역감정이나 지역갈등이라는 말이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지속적인 대
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는 홍보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여야 할 것
이다. 정의평화위원회와 평신도사도직협의회도 교회 안에서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2. 제도적 장치의 법제화
두 번째 선거로 동서분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선거제도를 도입하여 입법할 것이며 정
치인들이 국토의 균형발전과 인사의 공정을 가져올 수 있도록 일정범위에서 법제화하여
지역감정이나 지역갈등을 부추길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합니다.
3. 하느님의 말씀으로 극복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가는 신앙인입니다. 정의를 실현하고 세상의 빛이 되어
나가야 합니다. 세상에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에서 남과 북이 하나
가 되었습니다. 화합과 일치의 모습은 정말 좋았습니다. 지난 여름 홍수와 태풍의 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향한 각 지역 주민들의 사랑과 봉사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
다. 이러할 때 정치인들은 지역감정이나 지역갈등으로 우리를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Ⅴ. 논문의 대한 토론
귀중한 논문을 읽고 이렇게 토론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철학적인 질문보다는 저의 의견과 다른 몇 가지에 현실적인 의문이 있어 질문을 드
리고 배우고자 합니다.
첫째 제 생각으로는 지역감정이란 특정지역의 다수주민이 타지역의 다수주민에게 느끼
는 감정을 말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군사정부에 대한 미움이나 피해의식은 지역감정으로
볼 수 없는 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만약 지역감정으로 본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이
있습니까?
둘째 지역패권주의는 특정지역의 다수주민만이 권력을 행사하려는 이론이나 주장으로
본다면 특정지역의 다수주민만이 집권을 하여야 한다고 이해됩니다. 지역패권주의란 정확
히 어떠한 의미입니까? 그리고 군부의 집권야욕을 지역패권주의로 볼 수 있는지요?
셋째 지방자치제도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분산시켜 나가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실제에
있어서 국회의원이 내천 또는 공천권을 행사하여 지방자치를 조정하고 자기의 선거에 이
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거에 있어서 동서분열의 현상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방지책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넷째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정의를 실현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도 교회로
서 정의를 실현하여야 합니다. 이재 교회가 나가야 할 대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다섯째 군사정부는 정통성이 없었기 때문에 정권유지가 매우 불안하여 정부의 고위관
리를 임명하면서 영남의 편중인사를 하였는데 국민의 정부도 호남의 편중인사를 하고 있
습니다.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