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제주에는 '오름'이라 불리는 작은 산들이 360여개 있습니다.
'오름'은 옛적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겨난 자잘한 기생화산을 말하는데, 사진은 구좌 지역에 위치한 '다랑쉬오름'의 분화구와 큰다랑쉬 바로 옆에 있는 '아끈(작은)다랑쉬'의 모습입니다.
아름답고 신비한 분화구의 경관 앞에서,
수 만년 전의 어느 날에 용암이 분출했었을 순간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 자신이 참으로 신기한 존재입니다.
지금 함께하는 가족,형제,풀과 나무 모든 것이 다 소중합니다.
다랑쉬 오름에 올라 분화구 안에 들어가
아주 가늘게 오는 부슬비를 맞으며 미사를 드린 적이 있었어요.
잊지 못할 미사였는데
들풀꽃들로 제대를 꾸미고
피조물들과 하나되어 하느님을 찬미했던 추억이 어린 오름이에요.
건너면 아기 다랑쉬에도 올랐지요.
묵주기도를 하며 돌던 생각이 나네요.
저는 그 때 박목월님의 싯귀,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을 외며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 서있곤 했어요.
그 오름을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