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slider01 slider02 slider03 slider04
부산지구

오댕 열 개

조회 수 3077 추천 수 0 2016.03.25 11:59:05

오뎅 열 개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막노동으로 생활비와 검정고시 학원비를 벌던 시절. 밥값이 없어 저녁은 거의 굶을 때가 많았다.  어느날 저녁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주머니에 400원 밖에 없었다. 오뎅 한 개 사 먹고, 국물만 열번 떠 먹었다. 

 

그런 내가 안쓰러웠던지 아주머니가 오뎅을 열 개나 주었다. "어차피 퉁퉁 불어서 팔지도 못하니까 그냥 먹어요."  허겁지겁 먹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그 후에도 퉁퉁 불어버린 오뎅을 거저 얻어 먹곤 했다. 그때 저는 아주머니께 나중에 능력이 생기면 꼭 갚아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교도 졸업하고, 운 좋게도 대기업 인사과에 취직였다. 아직도 그 포장마차가 그곳에 있을까 싶어 찾아가 보았다. 6년 만이었다. 

 

여전히 장사를 하고 계셨다. 그런데 아주머니 옆에 아들이 함께였는데, 다리를 심하게 저는 뇌성마비 장애인이었다. 장애인이라 마땅한 취직 자리가 없어서 안타까워하는 아주머니가 안쓰러웠다. 

 

우리 회사는 장애인을 전문으로 채용하는 사회적 기업이었다. 급여는 많지 않았지만, 58세까지 정년이 보장 되고 학자금도 보장되는 회사. 당장 회사 부장님께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얘기를 다 듣고 난 부장님은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아들이 채용되자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셨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죠?" 나는 대답했다. "제가 먼저 빛 졌잖아요. 그걸 갚았을 뿐인걸요."  나에게는 어렵지 않는 일이 그 분에게는 절실한 일이었고, 나에게는 꼭 필요한 게 그 분이 필요하지 않기도 하다. 당신의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몇 백배의 가치를 가진다.  글 / 사랑밭 새벽편지 중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성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08 흐르는 세월에 마음 뺏기지 말자 현규환 2017-01-16 2869
107 어느 노인의 죽음 현규환 2016-12-12 3306
106 영보님을 모시고 형제회를 file 현규환 2016-11-22 3452
105 언양 루케치오 제5차 선거총회가 있었습니다 박인규 2016-11-21 3003
104 2016년 부산지구 선거총회 박인규 2016-10-31 2917
103 동래 글라라 형제회 제8차 봉사자 선출 현규환 2016-09-27 3063
102 2016년 사부님 대축일 행사 안내 이견미 2016-09-05 3147
101 탈핵 평화 순례 file 이견미 2016-09-05 2996
100 부산지구 정기(선거)총회 공고 file 이견미 2016-09-03 2947
99 덕혜옹주와 미지막 황실 현규환 2016-08-11 3738
98 부산지구,단위평의원 연수 file 이견미 2016-07-06 4751
97 영성강좌 이견미 2016-07-06 2990
96 속지주의 원칙 지키기 지구결정사항 이견미 2016-07-06 5095
95 재치 와 유머 현규환 2016-06-13 3081
94 병을 고치는 비결 현규환 2016-06-05 3045
93 언양 루케치오 형제회 입회및 종신서약식에 모십니다 박인규 2016-05-21 2841
92 노년에 있어야 할 벗 현규환 2016-05-14 3456
91 관속의 거울 현규환 2016-04-27 3124
90 에티오피아를 잊지 말자 현규환 2016-04-15 3008
89 가슴 터지도록 보고싶은 날 현규환 2016-04-07 2941